이름을 부르는 방식에 관하여 — 홍성윤 '봉이로구나'
티저가 먼저 왔어요. 제목이 감탄인지 판정인지 아직 모릅니다.

이름을 부르는 방식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그냥 부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알아보고 부르는 것입니다. 전자는 호명이고 후자는 판정이에요. 같은 소리인데 앞에 무엇이 있었느냐가 둘을 가릅니다.

지금까지 나온 것
| 항목 | 내용 |
|---|---|
| 아티스트 | 홍성윤 |
| 곡 | '봉이로구나' |
| 영문 표기 | male phoenix |
| 형태 | 티저 |
| 공개 | 1theK 공식 채널 |
'~로구나'라는 어미
'봉이로구나'는 문장입니다. 명사 뒤에 '-로구나'가 붙었어요.
이 어미는 방금 알아차렸을 때 씁니다. 계속 알고 있던 것에는 안 붙어요. 무언가를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판단이 서고, 그 판단을 소리 내어 말할 때 나오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 제목은 봉황에 관한 노래라기보다 봉황을 알아본 순간에 관한 노래로 읽힙니다. 주인공이 봉인지 아닌지보다, 그걸 알아보는 눈이 있었는지가 중심에 옵니다.
봉이라는 말의 두 얼굴
영문 표기는 'male phoenix'예요. 봉황에서 수컷이 봉, 암컷이 황입니다. 번역이 그 구분을 정확히 옮겼어요.
그런데 한국어에서 '봉'에는 다른 뜻도 있습니다. 속아 넘어가기 쉬운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여요. '봉 잡았다'가 그 용법이고요.
그러니 '봉이로구나'는 두 방향으로 읽힙니다. 귀한 존재를 알아본 감탄이거나, 만만한 상대를 알아본 판정이거나. 같은 어미가 두 뜻 사이에서 흔들려요.
영문 표기가 'male phoenix'로 하나를 고른 건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원제가 열어 둔 두 문을 번역이 하나로 닫았어요. 어느 쪽이 맞는지는 곡이 나와야 압니다.
티저만 있는 시점
지금은 티저뿐입니다. 곡 전체를 듣지 못한 상태에서 제목만 놓고 읽는 건 늘 위험해요. 제목이 여는 문이 여럿일 때는 특히 그렇습니다.
다만 티저의 값은 거기 있습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를 며칠 동안 유지시키는 것요. 곡이 나오면 뜻은 하나로 정해질 테고, 그 전까지만 두 뜻이 함께 살아 있습니다.
그 상태를 이렇게 부를 수 있어요. '봉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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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놀 편집부
좋은 노래를 먼저 듣고 건네는 노놀 매거진 편집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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