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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 의자를 내준 밴드, 그 자리에 앉은 사람

노브레인 30주년 다섯 번째 싱글에서 황현성은 드럼을 도운에게 넘기고 베이스로 갔습니다.

노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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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 의자를 내준 밴드, 그 자리에 앉은 사람
이미지: AI 생성
사진: Explicit /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사진: Explicit /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밴드에서 자리를 바꾼다는 건, 생각보다 큰 일이다.

노브레인 30주년 프로젝트 Part.5 '넌 내게 반했어'의 크레딧을 보면, 드럼이 도운으로 적혀 있다. 노브레인에서 늘 드럼을 치던 황현성은 이 곡에서 베이스와 신스를 맡았다. 한 달 전 Part.4 '아메리카노'에서 그의 크레딧은 'Chorus, Drums, Programming'이었는데, 이번엔 드럼이 빠져 있다.

의자를 내준 것이다. 자기 자리를, 한 곡 동안.

1분 52초, 모두가 멈춘다

이 곡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정확히 1분 52초 6에 온다.

그때까지 곡은 154BPM으로 벽처럼 평평하게 달린다. 2.7초에 밴드가 통째로 들어온 뒤로는 내내 −10~−12dB 언저리, 쉬는 데가 거의 없다. 그러다 1분 52초 6, 드럼과 베이스가 뚝 끊긴다. 저역 비중이 5%에서 1%로 떨어지고 고역도 20%에서 4%로 빠진다. 110Hz를 기음으로 한 음만, 아주 작게, 1.3초 동안 울린다. 자막도 이 구간에서 비어 있다.

1분 54초 1. 그 정적을 뚫고 밴드가 통째로 다시 들어오며 두 번째 후렴이 시작된다.

드럼을 처음 맡은 사람이 있는 곡에서, 드럼이 사라지는 자리를 이렇게 만들어 뒀다는 게 재미있다. 멈추는 것도 연주다. 1.3초를 정확히 비우려면 앞뒤로 넷이 같은 초를 세고 있어야 하니까.

33초가 줄었다

원곡은 2004년 12월 2일 앨범 'Stand Up Again!'의 첫 트랙이고, 3분 43초다. 이번 리메이크는 3분 10초. 33초가 짧아졌다.

어디가 줄었는지는 들어 보면 대충 보인다. 이번 판은 밴드가 들어오고 13초 만에 첫 소절 "넌 내게 반했어"가 나오고, 연주 구간은 1분 17초와 2분 18초에 각각 9초 남짓씩만 놓여 있다. 음량이 빠지는 게 아니라 후렴과 똑같은 크기로 그대로 달린다. 늘어지는 데가 없다.

그리고 2분 27초부터 2분 48초까지, "넌 내게 반했어"만 20초 넘게 반복된다. 이 20초 동안 자막이 한 번도 바뀌지 않는다. 떼창을 위해 남겨 둔 자리다. 줄일 데는 줄이고 남길 데는 남겼다.

크레딧을 한 번 더 본다

파트 연주
Drums 도운
Guitars 성진 · 차일훈
Bass 황현성 · 차일훈
Synth 황현성
Vocal 이성우 · 성진 · 도운

도운은 드럼만 친 게 아니라 노래도 했고, 성진은 노래와 기타를 함께 맡았다. 믹싱은 JYPE Studio의 이태섭이 했다. DAY6의 소속사 스튜디오에서 노브레인의 곡이 섞인 셈이다.

성진과 도운이 남긴 코멘트는 이렇다. "저희가 노브레인 형님들과 함께 '넌 내게 반했어'를 함께 하게 될 줄이야… 저희로서는 너무나도 큰 영광입니다!"

마지막 20초는 목소리만 남는다

2분 52초에 밴드가 다시 멎는다. 2분 55초 3에는 −74dB까지 떨어져 거의 무음이 된다. 2분 55초 6, 저역 없이 목소리만 "반했어"가 들어오고, 0.8초 뒤 심벌 한 방이 얹힌다. 2분 56초 9에 밴드가 돌아와 마지막 리프를 치고, 하드 엔딩이 아니라 7초에 걸쳐 천천히 사라진다.

영상에는 움직임이 없다. 도운과 이성우와 황현성과 성진의 정지 포트레이트를 세로로 넷 붙여 놓고, 그 위에 가사 두 줄이 흑백으로 바뀔 뿐이다. 볼 게 없으니 듣게 된다. 아마 그게 의도였을 것이다.

이 곡은 운전하면서 듣기에 좋다. 154BPM이 쉬지 않고 밀고, 중간에 한 번 멈췄다가 다시 들어오고, 끝에 20초짜리 떼창이 붙어 있다. 혼자 있는 차 안이면 그 20초를 같이 부르게 된다.

넌 내게 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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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벅스] 노브레인 30주년 Part.5 '넌 내게 반했어' ↗
  2. 2.[OSEN] 노브레인, 30주년 프로젝트 다섯 번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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