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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년 만에 처음 온 사람이 한 말에 관하여

데이비드 번이 8월 21일 첫 내한 공연을 했어요. 데뷔 약 오십 년 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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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년 만에 처음 온 사람이 한 말에 관하여
이미지: AI 생성

오십 년을 기다린 사람이 무대에서 한 말이 사랑과 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가장 펑크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펑크는 원래 반대편에 있던 말인데요.

그저께 있었던 일

항목 내용
아티스트 데이비드 번(David Byrne, 74)
이력 토킹헤즈 프런트맨 출신
공연 첫 내한, 8월 21일
장소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
간격 데뷔 약 50년 만
무대 설명 "더 민주적이고 덜 위계적"

오십 년이라는 공백

토킹헤즈는 1970년대에 시작한 밴드입니다. 데이비드 번은 그 밴드의 프런트맨이었고, 이후 오랫동안 솔로로 활동해 왔습니다.

그 시간 동안 한국 공연은 없었습니다. 50년은 한 사람의 활동 기간 전체에 가까운 길이예요. 처음 온다는 말이 이만큼 긴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이 공연을 본 사람들의 경험은 특이합니다. 대부분은 이 사람의 음악을 음반으로만 알고 있었을 거예요. 실물을 본 적 없는 상태로 수십 년을 들어 온 셈입니다.

민주적인 콘서트라는 말

번은 공연을 앞두고 자신의 무대를 "더 민주적이고 덜 위계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콘서트에 민주라는 말을 붙이는 건 흔치 않습니다. 무대는 원래 위계로 되어 있으니까요. 앞에 한 사람이 있고 나머지가 그를 봅니다. 조명도 소리도 그 구조를 강화하고요.

덜 위계적인 무대라는 건 그 구조를 느슨하게 하겠다는 말입니다. 중심에 선 사람과 뒤에 선 사람의 차이를 줄이는 방향이죠. 밴드 구성원이 모두 같은 위치에서 움직이거나, 무대 장치를 걷어내는 방식으로 구현됩니다.

일흔넷의 사람이 자기 무대를 설명하며 고른 말이 민주라는 건 기록해 둘 만합니다. 보통 그 나이의 공연은 권위로 설명되니까요.

사랑과 친절이 가장 펑크한 일

번은 "사랑과 친절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펑크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펑크는 1970년대에 반대와 파괴를 뜻하던 말입니다. 기존 질서에 맞서는 태도였고, 사랑이나 친절과는 거리가 멀었죠.

그 시대를 통과한 사람이 지금 그 단어를 사랑과 친절에 붙였습니다. 이건 말을 바꾼 게 아니라 기준을 옮긴 것에 가깝습니다. 펑크가 무엇에 맞서는지를 다시 정한 거예요.

무례가 흔한 시대라면 친절이 소수가 됩니다. 소수 쪽에 서는 게 펑크의 원래 정의라면, 이 문장은 정의를 바꾸지 않고도 성립합니다.

오십 년이 붙어야 들리는 말

같은 문장을 스무 살이 말했다면 다르게 들렸을 겁니다. 순진하다는 평가가 붙기 쉬웠겠죠.

일흔넷이 말하면 그 평가가 붙지 않습니다. 이 사람은 반대와 파괴 쪽을 이미 해 봤고, 그 시절을 지나 여기까지 왔으니까요.

발언에 시간이 붙으면 무게가 달라집니다. 오십 년 만의 첫 내한이라는 사실이 이 문장의 근거가 되는 셈입니다.

오늘 밤은 이렇게

먼저 토킹헤즈 시절의 곡을 들어 보세요. 1970~80년대의 소리가 어떤 태도였는지 확인하는 게 첫 단계입니다.

그다음 최근의 솔로 곡을 이어 들어 보세요. 같은 사람의 소리가 오십 년 사이에 어디로 옮겨 갔는지가 들립니다.

마지막으로 그 문장을 다시 읽어 보세요. 맞서는 방향은 그대로인데 맞서는 대상이 바뀌었습니다.

오래 한 사람만 할 수 있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과 친절이 가장 펑크한 일이라는 말.

데이비드번DavidByrne토킹헤즈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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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동아일보] 74세 '록 전설' 데이비드 번 "사랑과 친절이 가장 펑크한 일"
  2. 2.[한국일보] 콘서트가 민주적?… 74세 록 전설, 첫 내한서 보여준 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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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잠든 밤, 오늘 하루를 노래 한 곡으로 접어두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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