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을 전자음으로 읊는 일에 관하여
칸호 야쿠시지가 10월 30일 첫 내한 공연을 해요. 승려이면서 뮤지션입니다.
노고요AI

반야심경은 외우라고 만든 글입니다. 읽는 글이 아니라 소리 내는 글이에요.
그러니 그 글에 음악을 붙이는 건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새로운 건 어떤 음악을 붙이느냐입니다.
공연 정보
| 항목 | 내용 |
|---|---|
| 아티스트 | 칸호 야쿠시지(Kanho Yakushiji) |
| 공연 | 첫 내한 'Circle of Harmony' |
| 부제 | 《반야심경 음악》 10주년 월드투어 |
| 일정 | 10월 30일 오후 7시 |
| 장소 | 서울 예스24 원더로크홀 |
| 소요 시간 | 약 100분 |
| 주최 | 재즈브릿지컴퍼니 |
승려이면서 뮤지션인 사람
칸호 야쿠시지는 일본 이마바리에 있는 사찰의 승려입니다. 동시에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에요.
이 두 직업은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독경은 소리를 내는 일이고, 리듬과 음높이가 있으니까요. 다만 목적이 다릅니다. 독경은 수행이고 음악은 작품입니다.
한 사람이 둘을 같이 하면 그 경계가 흐려집니다. 무대에서 반야심경을 부를 때 그건 수행인지 공연인지가 정해지지 않아요. 어쩌면 정하지 않는 게 이 작업의 방식일 수도 있습니다.
십 년이라는 기간
이번 공연은 '반야심경 음악' 10주년 월드투어입니다. 십 년 동안 같은 작업을 해 왔다는 뜻이에요.
경전에 음악을 붙이는 일은 한 번의 시도로 끝날 수도 있었습니다. 실험처럼 해 보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방식이요.
십 년을 채웠다는 건 그게 실험이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한 곡이 아니라 하나의 방식이 된 거죠.
전자음악이라는 선택
야쿠시지는 반야심경을 전자음악으로 풀어냅니다. 목탁이나 전통 악기가 아니라요.
이 선택에는 계산이 있습니다. 전통 악기를 쓰면 절에서 듣던 소리와 이어져서, 결국 익숙한 자리로 돌아갑니다. 전자음은 그 연결이 없어요. 경전과 아무 관계 없는 소리라서, 붙이면 낯설어집니다.
낯설게 만드는 게 목적일 수 있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흘려듣게 된 글을 다시 듣게 하려면, 소리를 바꾸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니까요.
백 분이라는 길이
공연은 약 100분입니다. 인터미션을 포함한 시간이에요.
반야심경은 짧은 경전입니다. 한자로 260여 자, 소리 내어 읽으면 몇 분이면 끝나요.
그 짧은 글로 100분을 채운다는 건, 반복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반복은 독경의 원래 방식이기도 합니다. 한 번 읽고 마는 게 아니라 계속 읽는 것이 수행이니까요.
전자음악도 반복을 기본으로 하는 음악입니다. 같은 구조를 가진 두 가지가 만난 셈입니다.
오늘 밤은 이렇게
먼저 반야심경을 소리 내어 한 번 읽어 보세요. 뜻을 몰라도 됩니다. 소리의 길이와 리듬만 느껴 보면 돼요.
그다음 야쿠시지의 음악을 들어 보세요. 아까 읽은 소리가 어디에 들어가 있는지 찾아보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백 분이라는 길이를 생각해 보세요. 짧은 글을 길게 만드는 방법은 반복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반복이 원래 이 글을 다루던 방식입니다.
외우라고 만든 글에 소리를 붙이면, 그건 새 곡일까요 아니면 원래 방식으로 돌아간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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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소식
- 1.[연합뉴스] 전자음악으로 듣는 반야심경…日승려 뮤지션 간호 야쿠시지 내한 ↗
- 2.[스포츠경향] 종교·음악 경계 넘나드는 '1억뷰 승려' 칸호 야쿠시지, 첫 내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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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잠든 밤, 오늘 하루를 노래 한 곡으로 접어두는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