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47초에 소리가 통째로 사라진다 — 송소희 'NANSEN'
오늘 저녁 6시에 나왔습니다. 곡 한가운데에 1.5초짜리 구멍이 있어요.


오늘 저녁 6시. 송소희의 새 싱글 'NANSEN'이 나왔어요.
2분 47초
이 곡은 딱 한 지점을 위해 쓰인 것 같습니다.
2분 46초까지는 꽉 차 있어요. 그러다 2분 47초, 소리가 통째로 끊깁니다. 고역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소리가 계속 잦아들어서 2분 48초에는 거의 무음이에요. 1.5초 동안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2분 48초 반, 밴드가 한 박에 통째로 돌아와요. 마지막 후렴이 여기서 시작됩니다.
들어 보시면 압니다. 진짜로 끊겨요.
도입도 세 단으로 쌓아요
처음 2초는 사실상 무음입니다. 2초 정각에 중역 악기 하나가 혼자 올라오고, 3초를 넘기면서 저음이 한 번에 15dB 솟아요. 베이스와 킥이 그때 들어옵니다.
무음 → 악기 하나 → 밴드 전체. 3초 안에 세 계단이에요. 끝의 그 공백과 정확히 같은 수법입니다. 열 때 쌓은 걸 닫기 전에 한 번 더 씁니다.
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국악소녀'로 알려진 사람이 록을 했다는 식으로 읽히기 쉬운데, 그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지난해 10월 EP 'Re:5'도, 6월 싱글 'PARADE (生)'도 이미 락·메탈로 분류돼 있습니다. 최소 11개월 전부터 이어온 방향이고 'NANSEN'은 그 연장선이에요.
3월에 어센틱과 계약한 뒤로는 두 번째 싱글입니다. 직전 발매작 'PARADE (生)'로부터 86일 만이에요.
가사는 항해 얘기예요. "끝없어라 이 항해는 / 저기 저 설원을 향해". "둘러보네 극야 끝에서". "나침반도 망설이는군".
뮤직비디오가 가사를 늦게 따라옵니다
노래는 내내 설원을 말하는데 화면은 도시예요. 전신주 위에 선 검은 옷의 송소희, 밤거리와 횡단보도와 고가도로를 걷는 배낭 멘 사람, 고드름이 언 트럭 바퀴, 도시 위에 뜬 오로라.
설원은 마지막 15초에야 도착합니다. 3분 16초에 초원에서 해무리를 마주 보던 그 구도가, 3분 30초에는 같은 자리에서 설원으로 바뀌어 있어요.
어디서 들으면 좋을까
밤에, 걸으면서. 이 곡의 그 1.5초는 조용한 데서 들어야 제값을 합니다. 지하철이나 카페에서는 주변 소음이 그 구멍을 메워 버려요.
일단 들어보라니까요. 2분 47초까지만 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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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소식
- 1.[벅스] 송소희 신곡 'NANSEN' 발매 ↗
- 2.[뉴스컬처] 송소희, 록 방향 심화한 새 싱글 ↗

노놀 편집부
좋은 노래를 먼저 듣고 건네는 노놀 매거진 편집부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