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놀이터에서 일곱 반음 낮춘 '사건의 지평선', 다빈치가 부른 네 곡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세 친구가 눈 오는 창동 놀이터에서 'oh', '빛나지 않는 우리에게',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 '바람개비'를 불렀어요. 직접 만든 세 곡은 모두 낮은 소리 없이 출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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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다빈치는 노놀의 열아홉 번째 뮤지션으로, 눈이 펑펑 내린 겨울 오후 창동 월천근린공원 놀이터에 섰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세 멤버가 촬영 당시 11년째 함께하던 팀이에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을 두고 해석이 갈리듯 듣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 주길 바라서 지은 이름인데, 리더 이름이 최다빈인 것도 한몫했대요. 8:00 무렵엔 키보드 연주자가 손가락 끝이 뚫린 빨간 털장갑을 끼고 건반을 누르는 손이 잡혀요.
이 세션엔 귀에 걸리는 습관이 하나 있어요. 다빈치가 직접 만든 세 곡은 모두 낮은 소리 없이 출발해요. 1분 넘게 바닥을 비워 두었다가 첫 고비를 넘긴 뒤에야 낮은 소리를 깔아요. 거꾸로 커버곡 '사건의 지평선'은 시작 2초 만에 낮은 소리가 들어와요.
0:10 oh
사랑할 때의 육체적인 쾌락보다 정서적인 교감과 아름다움을 그리고 싶었다는 영어 가사 곡이에요. 'Don't need to make the stuff tomorrow / Just order some pizza instead'처럼 내일 일은 접어 두고 피자나 시키자는 능청스러운 줄도 있어요. 낮은 소리는 첫 후렴이 끝난 1:13에야 들어와요. 이 곡은 2023년 6월 '노놀 VOL 16'으로 나왔고, 'NONOL Live Version'도 함께 실렸어요. 애플뮤직
5:52 빛나지 않는 우리에게
촬영 때는 아직 발매 전이던 곡이에요. 가끔 고향에 내려가 친구들을 만나면, 예전엔 만 원짜리 한 장으로 행복하던 친구들이 이제는 백만 원, 천만 원이 있어도 미래가 불안해 힘들어하더래요. "너 왜 이렇게 늙어버렸니" 하는 마음이 들었고, 소중한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게 된 모습이 슬퍼서 만들었다고 했어요. '해 질 녘 노을의 어린이처럼 / 우린 아쉬운 얼굴만 하고서'를 지나 7:31에 낮은 소리가 들어와요. 이 곡은 영상 공개 1년 4개월 뒤인 2024년 6월 싱글로 나왔어요. 애플뮤직
10:29 사건의 지평선 (원곡: 윤하)
촬영 무렵 역주행으로 한창 사랑받던 윤하의 곡이에요. 다빈치는 이 곡을 남자 버전으로 부른 경우가 많지 않아서 골랐대요. 원곡 뮤직비디오와 목소리만 따로 떼어 음높이를 비교해 보니, 가운데 음이 정확히 일곱 반음 낮아요. 반음은 피아노에서 검은 건반까지 세어 바로 옆 건반으로 한 칸 옮기는 거리예요. 일곱 반음이면 '솔'에서 아래 '도'까지 내려간 셈이에요. 원곡의 키는 A장조, 이 버전은 D장조예요.
15:37 바람개비
2022년 1월에 낸 싱글로, 뮤직비디오도 있는 곡이에요. 바람개비는 혼자서는 못 돌고 바람이 불어야 돌아간다며, "제 스스로는 바람개비지만 다른 사람의 바람개비 같은 인생에서는 내가 바람이 되어주고 싶다"고 소개했어요.
1절은 '나의 인생은 바람개비 같아라'로 시작해 '나 혼자 힘으론 돌아갈 순 없어'까지 낮은 소리 없이 가요. 17:26에 한 박자 숨을 멈췄다가 17:27에 낮은 소리가 들어오고, 17:48 2절에선 가사가 '우리 인생은 바람개비 같아라', '같이 돌고 돌자'로 바뀌어요. 노랫말이 '나'에서 '우리'로 넘어가는 자리에 맞춰 소리의 바닥도 채워지는 셈이에요. 마지막엔 '돌아 돌아'를 1분 넘게 되풀이하다 20:35 '나의 바람개비여'로 닫아요. 애플뮤직
이 영상은 10월 1일 기준 1만여 번 재생됐어요. 연휴 마지막 날 저녁, 누군가의 바람이 되어 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바람개비'를 건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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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소식
- 1.[노래하는 놀이터 : 노놀 NONOL] 다빈치(DABINCHI) Full ver(설명란·자막) ↗
- 2.[벅스] 다빈치 (DABINCHI) 발매 앨범 ↗
- 3.[YOUNHA OFFICIAL] 윤하(YOUNHA) - 사건의 지평선 M/V ↗

노놀 편집부
좋은 노래를 먼저 듣고 건네는 노놀 매거진 편집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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