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면 걸어야 하는 시간에 관하여 — 에스플릿 '막차'
8월 13일 발매. 하루의 끝을 정하는 것은 시계가 아니라 시간표예요.

하루가 끝나는 시각은 자정이 아니에요. 막차 시각입니다.
시계는 하루를 스물넷으로 똑같이 자르지만, 실제로 우리가 사는 하루는 그렇게 잘리지 않아요. 어느 시각을 넘기면 선택지가 줄고, 어느 시각을 넘기면 아예 없어집니다. 그 경계를 정하는 건 시계가 아니라 시간표예요.

어제 도착한 것
| 항목 | 내용 |
|---|---|
| 아티스트 | 에스플릿 (Splayit) |
| 곡 | '막차' |
| 영문 제목 | Last bus |
| 발매 | 8월 13일 |
마지막이라는 말이 붙은 사물
'막차'라는 단어에는 이미 이야기가 들어 있어요. 차는 그냥 탈것이지만, 막차는 놓칠 수 있는 것입니다. 놓치면 값을 치러야 하고요.
그래서 이 단어를 제목으로 쓰면 곡이 시작하기 전에 이미 긴장이 만들어집니다. 듣는 사람은 '탔나, 못 탔나'를 궁금해하면서 첫 소절을 듣게 돼요. 제목이 질문을 대신 던져 준 셈이죠.
영문 제목은 'Last bus'입니다. 한국어 '막차'는 버스인지 지하철인지 기차인지를 말하지 않는데, 영문에서는 버스로 특정했어요. 번역이 원제보다 좁아진 경우인데, 그 좁아짐이 곡의 배경을 하나 정해 줍니다.
마지막 차와 첫차 사이
막차를 놓친 사람에게 남는 선택은 대체로 셋이에요. 걷거나, 돈을 쓰거나, 첫차를 기다리거나.
세 선택은 성격이 다릅니다. 걷는 건 시간을 쓰는 일이고, 택시는 돈을 쓰는 일이고, 기다리는 건 아무것도 안 하는 일이에요. 같은 상황에서 무엇을 내주기로 하느냐가 갈립니다.
밤에 관한 노래가 오래 만들어져 온 이유가 여기 있어요. 밤은 감상적이어서가 아니라, 선택지가 줄어드는 시간이라서 이야기가 됩니다. 낮에는 어떻게든 되지만 밤에는 어떻게든 되지 않아요.
오늘은 이렇게
곡을 먼저 들어 보세요. 제목을 잊고 들으면 이게 놓친 사람의 노래인지 탄 사람의 노래인지가 애매하게 남습니다. 그 애매함이 남아 있는지가 첫 확인이에요.
그다음 가사를 보세요. 막차라는 단어가 몇 번 나오는지,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지 처음에 나오는지를 보면 됩니다. 처음에 나오면 상황 설명이고, 마지막에 나오면 결론이에요.
마지막으로 실제 막차 시간을 한 번 검색해 보세요. 자기 동네의 막차가 몇 시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의외로 적습니다. 그 시각을 알고 나면 이 곡이 조금 다르게 들려요.
하루의 끝을 정하는 건 자정이 아닙니다. 그 시각에는 이름이 따로 있어요. '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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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소식
- 1.[1theK] [MV] Splayit(에스플릿) _ Last bus(막차) ↗
- 2.[Apple Music] 에스플릿 — 막차 (2026-08-13) ↗

노놀 편집부
좋은 노래를 먼저 듣고 건네는 노놀 매거진 편집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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